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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s/WWE/TNA

WWE NXT Takeover: REvolution Review





1. Kevin Owens vs. CJ Parker


역시나 인상적인 데뷔였습니다! 다른 인디 출신 선수들처럼 케빈 오웬스 역시 인디 시절 캐릭터를 그대로 살리면서 CJ 파커의 플랭카드를 내팽겨치는 등 공격적인 태도를 보여줘서 좋았습니다. 경기 중반 파커의 팜 스트라이크에 의도치않게 흘린 것으로 보이는 피는 비쥬얼적으로 공격적인 캐릭터를 더 부각시켜줬습니다. 체중을 약간 감량한 케빈 오웬스가 탑로프 토페로 몸을 날리는 모습은 놀라웠네요,


**1/4




2. NXT Tag Team Championship : Lucha Dragons(Kalisto & Sin Cara) (C) vs. The Vaudevillains(Aiden English & Simon Gotch)


전형적인 흐름의 평범한 태그팀 경기였습니다. 그냥 괜찮았던 점이라고 한다면 에이든 잉글리쉬의 기발한 공격들과 어김없이 깔끔하고 빨랐던 칼리스토의 동작들이었습니다.


**1/2



3. Baron Corbin vs. Tye Dillinger


여느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코빈의 스쿼시 매치였습니다. 불 뎀시와의 대결은 다음 NXT 스페셜에 성사될 느낌이네요.


SQUASH




4. The Ascension(Konnor & Viktor) vs. Finn Balor & Hideo Itami


히데오의 새로운 멋진 등장복은 베일러의 미친 엔트런스에 바로 묻혀버리고 말았습니다. 바디 페인팅도 대단했지만 조명과 음악 박자에 맞춰 팔을 쫙 펼치며 포즈를 취하는 것이 굉장했습니다. 경기에 대해 얘기해보자면 어센션의 중반부 경기를 주도하는 부분은 심심하고 지루했지만 그래도 잘 이뤄진 니어 태그 장면 하나가 지루한 부분을 용서하게 만들었습니다.  베일러가 핫태그 후 보여준 활약은 분장만큼이나 미쳤었고 토페 콘 히로부터 리버스 블러디 선데이, 코너의 카운터, 히데오의 소름돋았던 GTS 시도, 베일러의 펠레킥, 경기의 마무리까지 마지막 2분간은 이 경기의 재미를 거의 모든 것을 담은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예상대로 베일러와 히데오의 거센 기운을 바탕으로 한 거친 공격들이 이 경기를 좋은 경기로 만들어냈습니다. 이제 NXT에서 싱글로 활약하는 두 선수의 모습을 보고 싶네요!


***1/2






5. NXT Women's Championship : Charlotte(C) vs. Sasha Banks


샬럿과 사샤 뱅크스의 경기는 대단했습니다. 단연 올해 최고의 여성경기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번 샬럿 대 나탈리아 경기보다 훨씬 더 즐겼습니다. 이 경기에 대한 기대는 이전의 NXT 스페셜에서 펼쳐졌던 여성 타이틀전들에 대한 기대보다 덜했습니다. 역할상으로는 샬럿이 선역에 사샤 뱅크스가 악역이지만 체격적으로 샬럿은 기본적으로 크기도 하고 몸이 근육형인 반면에 사샤 뱅크스는 체구도 작고 샬럿에 비하면 그냥 마른 수준이기 때문에 과연 선/악적인 측면과 체격적인 차이라는 측면이 잘 어우러질까 하는 의문이 들었고 특히나 여성 디비젼에서는 체격이 더 작은 악역과 체격이 더 큰 선역일 경우에 제대로 된 다이나믹을 만들어내기가 힘들기 때문이었습니다. 허나 두 선수는 이러한 제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켜버렸습니다. 



사샤 뱅크스는 체격적인 열세를 적절힌 반칙을 곁들여 철재계단이나 로프같은 지형지물을 이용한 공격들로 완벽히 보완해냈습니다. 샬럿의 공격들은 언제나처럼 파워풀했는데 특히 일렉트릭 체어 드롭과 스피어의 임팩트는 대단했습니다. 체구가 작은 상대들을 파워풀하게 몰아붙일 경우 오히려 체구가 작은 상대들에게 동정이 갈 수도 있는데 사샤 뱅크스가 공이 울리기 전부터 티셔츠를 던지며 도발하고 챱을 쓰거나 아예 릭플레어의 동작을 따라하기도 하면서 샬럿을 아주 얄밉게 잘 도발했기에 선/악 다이나믹이 충분히 잘 살아났습니다. 액션들도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특히 두 번의 큰 카운터가 기억에 남는데 화려함으로 따지자면 사샤 뱅크스의 틸트휠 into 뱅크럽트가 더 뛰어나다고 할 수 있었지만 개인적으론 샬롯의 카운터 넥브레이커가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장면을 자세히 보면 사샤 뱅크스의 두 팔의 위치가 샬롯의 목을 감쌌다가 돈 후로는 바로 자신의 목을 막으려고 감싸쥐는 모습이 보입니다. 넥브레이커가 고난이도 기술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워낙에 순식간에 반응해야하는 것이라 어려운 동작이었는데 잘 이뤄졌습니다. 또, 두 선수는 아주 혼신의 힘을 다하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로 경기를 펼쳤습니다. 조금 오버하자면 기술 하나하나에 의미가 있었습니다. 뱅크스의 수어사이드 다이브에는 원한을 넘어서 챔피언쉽에 대한 필사적인 모습이 보였고 샬럿은 짐승같은 포효로 관중들의 반응을 이끌어내며 기술을 더욱 특별하게 보이게 했습니다. 마지막 피니쉬 과정에서 샬롯이 뱅크스를 고드버스터로 링바닥에 떨어뜨리는 장면도 보통 탑로프에서 타격기 다툼을 펼치다 으레 나오는 장면이지만 어떻게든 기술의 임팩트를 최대한 살리고자 하는 노력이 엿보였습니다.   


NXT 여성 디비젼 경기는 올해 초 페이지 대 엠마의 경기로부터 시작해서 샬롯의 세 차례의 방어전까지 모두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경기였고 이번 경기로 2014의 정점을 찍었습니다. 중요한 경기나 타이틀 매치만큼은 매번 명승부를 만들어내는 NXT 여성디비젼을 보면서 트레이너 사라 델 레이의 역량을 새삼 느끼게 되네요. 


****1/4





6. NXT Championship : Adrian Neville(C) vs. Sami Zayn




새미제인 특유의 파이팅 스피릿!


완벽히 별 다섯개 짜리였습니다. 빌드업부터 경기 자체의 스토리, 싸이콜로지, 경기 후까지 모두 완벽했습니다. 먼저 이 경기의 빌드업은 제가 바라던 것 이상으로 진행됐었습니다. 이전에 NXT 스포일러 결과를 보다가 새미 제인이 4자간 타이틀전에서 패배한데에 이어 타이터스 오 닐에게 난데없이 패배한 결과를 보고 '아, 새미 제인이 이렇게 뜬금없이 추락할 이유가 없는데'라고 생각하면서 혼자 그동안 져왔던 상대들인 타이슨 키드, 타일러 브리즈, 타이터스 오 닐을 다 한 번 씩 꺾고 타이틀에 도전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딱 그런 흐름으로 이어졌었고 이러한 제 바람을 넘어 마지막 2주 간 네빌과 제인이 보여준 메인 이벤트 세그먼트들은 훌륭했습니다. 경기는 대단했습니다. 경기 초반의 체인 레슬링에서는 네빌이 앞섰지만 새미 제인이 전광석화같은 백브레이커로 반격하고 아라비안 문썰트로 몸을 날리면서 뒤늦게 맞섰습니다. 네빌이 크로스라인으로 반격하며 다시 경기의 주도권을 가져갔고 새미 제인의 머리쪽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후에 있었던 리버스라나 니어폴에 좋은 복선이 됩니다. 새미 제인이 강력한 크로스라인으로 다시 힘을 내서 맞서는 모습은 파워풀했습니다. 



이후 두 선수는 왠만해선 한 번에 기술이 들어가는 법 없이 훌륭한 리버설들과 카운터들을 보여주면서 놀라운 호흡을 보여줬습니다. 리버스라나를 블루썬더 밤으로 카운터하는 장면은 가히 압권이었습니다. 두 선수의 공방전은 포어암 대결로 절정에 치닫습니다. 새미 제인은 특유의 이마를 맞대는 도발을 하면서 이 경기에 임하는 절실한 태도를 드러냅니다. 그리고 피니셔 시도들이 나오면서 경기는 더더욱 뜨거워집니다. 새미 제인은 이번 경기에서도 레드 애로우에 당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두 번의 레프리 범프는 이 경기에서 정말 빠져서는 안될 요소였습니다. 특히 두 번째의 레프리 범프는 최고의 드라마였습니다. 스토리상 애드리언 네빌이 최후의 보루인 타이틀 벨트까지 꺼내면서 선/악을 떠나 챔피언 자리를 사수하겠다는 필사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 납득이 갔고 새미 제인이 타이틀 벨트를 들고 고민하던 모습 역시 그동안 착해빠져서 중요한 경기마다 주저앉았던 그였기에 한 번 못되져서 승리를 할지 아니면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끝까지 해볼지 고민하는 것이 납득이 갔기 때문입니다. 



WWE가 그의 가면을 벗기지 않았더라면 그의 이런 훌륭한 facial expression들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었을 것


결국엔 새미 제인이 멋진 익스플로이더와 헬루바 킥으로 경기를 끝내면서 모든 팬들이 원하는 엔딩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이 그냥 헬루바 킥이 아니라 그동안 항상 먹히지 않았던 익스플로이더-헬루바 킥 콤보여서 특히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시나 대 펑크 이후로 정말 감정적으로 이렇게 폭발한 경기는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Let's go Sami!", "Neville Sucks!"를 외치면서 (어쩌면 머니인더뱅크 11때 펑크를 응원하던 분위기보다도) 새미 제인을 일방적으로 응원하던 현장의 팬들처럼 저도 모르게 새미 제인을 완전히 응원하고 있었습니다. 육성으로 뭔가를 외치진 않아도 새미 제인이 토네이도 DDT를 작렬하는 순간부터는 주먹을 불끈 쥐고 보게 되었습니다. 경기 후 새미 제인과 케빈 오웬스의 포옹에는 새삼 울컥하기도 했습니다. 불과 몇분 후 케빈 오웬스가 데뷔부터 충격적인 악역전환을 하긴 했지만 오웬스가 제인이 포옹하는 그 순간은 정말 진심으로 느껴졌습니다. 마지막 충격적인 장면 이전에 새미 제인에게 승리를 자축할 시간이 충분히 주어진 것도 참 좋았습니다.


*****





케빈 스틴의 케빈 오웬스로써의 충격적인 데뷔, 베일러의 미친 엔트런스, 올해 최고의 여성경기, 2011년 시나 대 펑크 이후로 가장 극적인 경기까지. 그냥 더할 나위없는 최고의 쇼였습니다. 레슬링을 사랑하는 이유를 오랜만에 깨닫게 해준 고마운 쇼였습니다.


10/10